Playlist

시월에시티팝 by 차우진

 


Songs
by Sugar Babe
(1975)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말까지를 시티팝의 전성기라고 보면 그 초기작들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의 초기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들이 꽤 있다. 슈가 베이브도 그 중 하나로, 야마시타 타츠로와 오누키 타에코가 유일하게 함께 한 밴드기도 하다. 무엇보다 야마시타 타츠로가 프로듀서로서 자리잡는데 크게 기여한 앨범이다. 멜로디는 밝고 남녀 보컬의 조화는 아름답다. 40년 전의 앨범인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부족하지 않다. 당시 야마시타 타츠로는 21살이었다.

 

 

 


Grey Skies
by Ohnuki Taeko
(1976)

 

 

슈가 베이브 이후의 오누키 타에코의 첫 솔로 앨범. 시티팝의 최초 완성형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마시타 타츠로, 테라오 지로 등 슈가 베이브의 멤버들 뿐 아니라 사카모토 류이치도 편곡에 참여했다. 우아하고 우수에 찬 보컬 톤이 아주 매력적인 앨범으로, 오누키 타에코 뿐 아니라 시티팝의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Monday Morning
by Bread & Butter
(1980)

 

 

1969년 데뷔한 브레드 앤 버터는 AOR의 정수를 담아 70년대 내내 다작하며 활동한 듀오다. 이 앨범은 이들의 7번째 앨범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진 훵크를 기반으로 넉넉한 그루브를 선보인다. 이국적인 그루브가 넘실대는 것이, 큰 맘 먹고 휴가를 떠난 리조트에서 아침에 창 밖 수평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정도의 여유를 전해준다. 사실 언제 들어도 좋은 앨범으로, 제목 그대로 ‘월요일 아침’에 들으면 월요병이 사라질 것 같은 기분도 드는 것이다. 힘내라 직장인! 같은 마음이랄까.

 

 

 


Boy’s Life
by Murata Kazuhito
(1987)

 

 

‘야마시타 타츠로의 동생’ 정도로 이해되는 무라타 카즈히토의 명반. 그를 발굴하고 다듬고 스타덤을 얻게 만든 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로의 기타 프레이즈를 거의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야마시타가 다채로운 변화구라면 무라타 쪽은 시속 100km의 직구에 가깝다. 사실 무라타 카즈히토의 다른 앨범들에 비해 이 앨범은 그리 유명하진 않은 것 같지만, 나로서는 이 직설적인 사운드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10대 소년의 여름 날이 떠오르는, 첫 고백도 실패하고 성적표도 망했고 스무살의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 몰라, 올 여름 방학엔 혼자 여행을 떠난다! 라고 다짐하는 열 여덟살 정도의 남자 애가 떠오른다. 청춘만화나 영화의 한 장면에 삽입된 곡이라고 해도 좋을 트랙들이 가득한 앨범.

 

 

 


On The City Shore
by Toshiki Kadomatsu
(1983)

 

 

197~80년대 일본 퓨전 재즈계(J-FUSION)를 전도한 것은 야마시타 타츠로와 카도마츠 토시키였다. 타츠로 상이 일본 팝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면 토시키 상은 훵크를 기반으로 일본 AOR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1980년대 초반의 앨범이 매력적인데, 1983년에 발매된 3집 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앨범이기도 하다. 듣자마자 ‘아, 이게 시티팝이구나’하게 되는 음반이고, 여름 뿐 아니라 가을과 겨울에 들어도 좋은 앨범이다. 시티팝의 키워드는 ‘summer’가 아니라 ‘mellow’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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