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Geun Ha | CEO, Fritz Coffee Company박근하 | 프릳츠 커피 컴퍼니 대표웹사이트: https://fritz.co.kr/ 본인을 소개해주세요.프릳츠 커피에서 일하고 있는 박근하라고 합니다. 작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커피 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여섯명의 멤버와 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회사의 도매 파트를 주로 맡고 있고, 로스팅과 생두 구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살고 있는 도시와 거리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작업공간과 창 밖에 보이는 풍경도 궁금합니다.프릳츠의 첫 번째 매장은 서울에서도 굉장히 복잡한 마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이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이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려왔던 풍경하고는 거리가 많이 멀죠. 길거리에 사람도 많고, 창밖으로 즐길만한 거리는 정말로 없네요. 하지만 매우 다이나믹하고,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입니다. 서울에서도 오래된 구시가지에 가까워서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아주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인천의 로스터리는 상대적으로 삭막한 풍경이네요. 출퇴근할 때 특별히 가는 상점이나 장소가 있으세요? 있다면 어떤 이유인가요? 로스터리 출근 전에는 항상 첫 번째 매장에 들러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바리스타들과 짧게 대화를 합니다. 물론 이것도 제가 하는 “일”의 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오디오가 잘 나오나 체크도 하고, 커피에 대한 것도 함께 확인합니다. 대표님의 영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어디서, 언제, 어떤 순간에 영감을 얻나요? 특별히 그런 순간은 없습니다만, 운전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항상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보통 이럴 때가 영 감을 얻을 때라고 볼 수 있겠네요. <프릳츠의 음악>을 통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추천하고 계시죠? 프릳츠 커피에서 음악을 선곡하고 공유하는 이유나, 관련된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정말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것뿐만 아니라, 정말로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지천에 널려있죠. 다만 찾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이 들어갑니다. 뭐 옛날에는 음반 한장 구하려고 종로부터 영등포를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녀야 했으니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넘치는 정보를 감당하지 못해서 못 듣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죠. 그때나 지금이나 세심하게 찾아야 합니다. 특정한 장소에서 나오는 음악은 그 공간의 색(무드)을 결정합니다. 프릳츠는 “레트로”가 가진 옛 느낌을 많이 차용했지만, 그것으로 규정할 수 없는 분위기를 가졌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자칫 단순함을 가질 수 있는 느낌을 벗어내는 힘도 음악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이런 것들을 소개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것을 매우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이 그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제게는 그렇지 않아요. 덕분에 되도록 많이 듣고, 되도록 많이 구매합니다. 아무튼 좋은 음악을 많이 소개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듣는 영역이 아무리 노력해도 약간 편협할 수 밖에 없고, 카페에서 돌릴 수 있는 음악도 한계가 있어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도시와 음악, 영감을 다루는 노웨이브레코드의 라이트진, 12월 주제는 "THIS CITY NEEDS MORE CHRISTMAS”입니다. 이 주제로 서울에서 듣기 좋은 음악들을 선곡해주시겠어요?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는데, 추운 겨울에 꼭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따뜻하면서 에너지도 있는 곡이 여기 있네요.Kiasmos & Högni - Zebra (1+1=X) Arnór Dan, Hugar - Waves Hugar - Saga Ólafur Arnalds, Nils Frahm - 20:17 Troye Sivan, Jónsi - Revelation Sigur Rós - Með suð í eyrum Ásgeir - Dreaming 크리스마스는 대표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사실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어릴 때 기억으로 따뜻함을 주는 느낌이라는 것 정도인데, 사실 그뿐이지 저에게 아주 특별한 감정을 주는 것 같지는 않네요. 우리 레코드샵 이름을 “NOVVAVE(노웨이브)”로 지은 것은 우리가 차트에 있는 음악이나 트렌드를 넘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소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창의적 작업에서 “NOVVAVE”의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프릳츠는 특정한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이름조차도 아무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무언가를 항상 끊임없이 생각하고 표현하려 합니다. 좋은 커피와 좋은 빵에는 특별한 트렌드가 필요하지도 않고요. 우리는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고,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계속 매력적인 집단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본 인터뷰는 노웨이브 라이트진 2019년 12월 Christmas 테마로 소개되었습니다."This City Needs More Christmas"노웨이브 레코드 매장에 종종 방문하는 고등학생 손님이 있습니다. 매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여러 음악을 청음하기도 하며, 제게 좋은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도 합니다. 매장에 있는 음반이 어떤 기준으로 진열되는지 묻기도 하죠. 어느날 학생이 와서 질문을 합니다.“저기 매장 뒤편에 박스가 있는데 그건 뭐예요? 음반이에요?”“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 진열해 둘 음반들이에요. 12월에는 음반을 모두 바꿀거예요.”제가 대답을 했습니다. 학생 손님이 불쑥 “전 크리스마스가 너무 좋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왜냐고 물어봤더니, 12월 말의 바깥은 너무나 추운데, 안에 있으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로 따뜻해서 좋다고 하네요. 학생 손님의 평범한 대답이 근사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많이 추워졌고, 우리 매장은 요즘 크리스마스를기다리는 재즈 음악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이 느꼈던 크리스마스의 콘트라스트처럼, 매장 안은 따스함으로 채워졌습니다. 이 도시에 크리스마스가 좀 더 자주 찾아오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