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렇다. 로큰롤이다. 직선으로 내달리며 질주하는 이 느낌을 우리는 오랫동안 애정해왔다. 비속어 정도는 좀 써주는 게 제 맛이기도 하다. 가사는 쉬울수록 더 좋다. 복잡한 건 싫다. 가뜩이나 머리 아파 죽겠는데, 그래서 스트레스 풀려고 음악을 틀었는데 철학 교수 행세하는 듯한 음악은 영 별로다. 그리하여 역시 그렇다. 로큰롤이 최고다. 데스 바이 웅가 붕가는 바로 이 로큰롤을 아주 제대로 하는 밴드다. 2008년부터 활동해왔으니 어느덧 10년,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으로 이미 초유명 록 밴드 스티프 리틀 핑거스(Stiff Little Fingers)의 공연에 서포트를 했을 정도로 이 쪽에서는 명성도 꽤 쌓았다. 다만 연이 닿지 못해 한국에서는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다. 타이틀이 대신 말해준다. . 밴드 스스로가 돌이켜봐도 지난 10여 년의 커리어가 괜찮았다고 노래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곡들마다 에너지가 분출한다. 격정으로 말 달리는 밴드를 선호한다면 데스 바이 웅가 붕가만한 선택지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도 마음에 쏙 든다. 일부러 거칠게 잡아 로큰롤 뉘앙스를 최대한 살렸다. 기타 리프와 보컬이 시작부터 터져 나오는 첫 곡 ‘Haunt Me’를 들어보라.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팩트가 하나 있다. ‘Haunt Me’를 세심하게 감상해보면 알 수 있듯, 데스 바이 웅가 붕가가 그저 무작정 질주만 하는 밴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곡은 총 3파트 정도로 나눠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인상적인 도입부, 기타 리프의 속도를 늦춰 기어를 조절하는 부분, 마지막으로 팝적인 후크를 담고 있는 후렴구다. 그러니까, 그들은 작곡력과 연주력을 겸비한 로큰롤 밴드다. 정교하게 짜여진 기타 솔로 역시 이를 증명한다. 기실 어떤 밴드가 진퉁인지 아닌지는 기타 리프만 들어봐도 파악할 수 있는 법이다. 뮤트한 상태에서 ‘죽죽죽죽’을 반복하는 연주 말이다. 여기에 베이스와 드럼의 하모니가 어떤지에 귀를 기울여보면 데스 바이 웅가 붕가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Soldier’가 대표적이다. 상승과 하강, 중간의 변주되는 지점과 기타 솔로 등, 흠잡을 구석이 거의 없다. 하긴, 경력만 10년 아닌가. 시간은 때로 그 자체로 많은 걸 설명해주는 법이다. 지난 2017년 데스 바이 웅가 붕가는 미국에서만 총 34번의 공연을 가졌다고 한다. 글쎄. 나는 지금 이 밴드가 곧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설 거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예언자보다도 실행자의 삶이 훨씬 의미 있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자명한 이치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주 조금씩 자기 지평을 넓혀온 밴드의 음악은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거다. 나는 이미 다 들어봤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