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탁의 앨범리뷰 #10. [Lykke til i livet] by Virkelig

첫 곡 ‘Storbyangst’에서부터 멜랑콜리한 선율이 제법 강도 있는 리듬을 타고 울려 퍼진다. 쉽게 예를 들어볼까. 만약 당신이 영국 쪽 모던 록을 선호한다면, 설득 당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보면 된다. 구글 번역기를 통해 찾아보니 ‘주말 불안’이라고 나온다. 이게 뭐지 싶어 자료를 살펴보니 이 곡을 포함한 음반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주제가 다름 아닌 ‘big city anxiety’, 즉 대도시에서의 불안이었다고 한다. 밴드 이름 Virkelig를 아직 소개하지 못했다. 이유는 이렇다. ‘정말로’라는 뜻인데 한국말로는 도저히 쓰기가 애매해서다. 한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중요한 건, Virkelig의 데뷔 앨범 에 탁월한 모던 록이 여럿 실려 있다는 점에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만큼 매력적인 선율을 들려주면서도 조금 더 ‘록’적이라고 보면 된다. Virkelig의 음악은 복잡하지 않다. 별다른 기타 솔로도 없고, 대체로 간결한 구성을 지향한다. 총 9곡 중에 5분을 넘는 곡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이를 증명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스타일은 다채롭다. 곡마다의 개성이 서로 달라 총 32분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캐치한 선율은 물론이요, 후렴구에서는 강렬한 리듬을 느낄 수 있는 ‘Evig ekko’가 있는가 하면, 그 다음 곡 ‘Kom til mæ’에서는 콜드플레이의 ‘Yellow’를 연상케 하는 작법으로 듣는 이를 매혹한다. ‘Kom til mæ’가 증명하듯이 그들은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효율적으로 섞을 줄 아는 밴드이기도 하다. 총평하자면, 심플하면서도 꽤나 광대하다. 소리의 덩치를 서서히 불려가더니 절정에 가서는 인상적인 감흥을 이끌어내는데 능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Vi gikk oss vill i det som en gang va’다. 아르페지오로 출발한 뒤 하나 둘 소리를 켜켜이 쌓아 올리고, 최후에 가서는 이걸 ‘빵!’하고 터트린다. 글쎄. 이런 곡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어서 빨리 진단을 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단연코 앨범의 베스트다. 감동의 크기로만 따지자면 ‘Æ og du’와 ‘Frostrøyk’도 만만치 않다. 몰아치는 리듬이 돋보이는 전자와는 달리 후자에서는 앨범의 마무리답게 어쿠스틱한 감수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Virkelig는 이 앨범에서 대도시의 불안을 표현하면서도 듣는 이들에게 행운을 빌고 싶었다고 증언한다. 과연, 음반을 듣고 난 뒤 내 방 안의 온도가 약간 상승한 것도 같다.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말은 차마 낯간지러워서 못하겠다. 대신 다음처럼 말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는 시선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아주 조금은 따뜻해지는 앨범이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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